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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직접 구매, 작성되었습니다





" 좋은 소리를 찾아보다 "


아주 어렸을때, 아마 뱃속에서부터였을 것이다. 음향에 관심이 많으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뱃속에서부터 클래식을 듣고 자랐다. 때문인지 청소년기까지만 해도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이 없다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였다. 중학교때 유행하던 256MB용량의 아이리버 MP3P 제품을 소중이 품고다니면서 언제나 음악을 듣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나는 고등학교 3학년이되고 대학생이되고 군대에 가게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것들에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물론 언제나 음악이 빠지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 2학년까지 이어지던 '좋은 소리'에 대한 갈망은 어느덧 잊혀지게 되었다. 그랬던 내가 다시금 '좋은 소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바로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JVC사의 인이어타입 이어폰 HA-FXH30 이어폰이다.



작은 크기와 비싸지 않은 가격

나는 아직 대학생이다. 돈이 많지 않다. 좋은 소리가 듣고싶어졌지만 그렇다고 하이파이 장비들을 구비하기엔 빚쟁이되기 딱 좋은 환경인 것이다. 한참 이어폰에 관심이 많았던 고등학교 1학년시절, 당시의 이어폰의 주류는 현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오픈형 이어폰이었고 B&O사의 A8, 오디오테크니카의 CM7Ti, 소니의 E888정도가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오픈형 이어폰은 특성상 초저음-중저음으로 이어지는 저음라인이 오픈형의 구조상 약할 수 밖에 없었고 저음좋은 이어폰이란 어렸던 우리들에겐 타격감을 잘 내주는 것으로 정의되었었다. 나는 기억들을 더듬으면서 가성비좋은 중저음 이어폰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물론 중저음이 좋은 소리란 어떤것인지 잘 모른채로 말이다.


그리고 오랜 검색끝에 찾아낸 이어폰은 바로 FXH30 제품이었다. 행간에 이미 가성비 끝판왕으로 결론나 있었다. 풍부한 중저음과 단단한 초저음, 그럼에도 선명하고 해상력있는 고음을 뽑아내준다니 이 말로만 들어도 얼마나 좋아보지 않는가. 설레는 맘으로 결제를 끝내고 다음날 택배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리고 그 다음날, FXH30이 마침내 내손에 들어왔다.






" 작고 단단한 외형 "


처음 받아봤을때는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놀랐다. 전문지식을 꿰뚫고 있지는 않더라도 유닛이 클수록 좋은 소리를 내준다는 것정도는 기본으로 알고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 이어폰의 유닛이 이어팁이 위치한곳에 있기때문이었다. 즉, 보통의 인이어와 달리 소리를 내는부분이 가깝다. 어찌되었든 깔끔하고 작은 외형에 전체적인 조형감등 맘에 드는 디자인이었다.



겉모습 자체는 하위기종인 FXH20과 같지만 컬러부분에 차이가 있다. FXH30은 스테인리스 느낌의 질감으로 도금되어있다. 안쪽으로는 귀에 잘 고정될 수 있도록 고무로 된 일종의 가이드가 달려있다. Y자형의 케이블에 평범한 고무재질의 케이블, ㄱ자 형태의 플러그까지 케이블 자체는 평범한 구성이다. 요즘은 칼국수나 패브릭을 많이들 쓰는거같아 재질에 있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유닛의 외형을 다시 살펴보면, 작은 몸통을 가진 주제에 상단에 커다란 덕트가 뚫려있다. FXH30이 훌륭한 저음을 내는 이유가 바로 저 덕트때문일 것이다. 나중에 더 살펴보니 아랫쪽에도 추가적으로 작은 덕트가 더 나있었다. 외형만 봐도 이 이어폰이 어떤 성향인지 확연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무겁지만 선명한 음질 "


이제 음질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한다. 이 이어폰이 유명한 이유는 디자인도 아니고 단연 음질때문인데, 이 이어폰의 독특한 구조를 힘입어 굉장히 선명한 음질을 들려주고있다. 어떤 느낌인지 이렇게 말만하면 감이 안올것이기 때문에 골드이어스의 FXH30 측정값을 공유해볼까 한다.


'골든이어스 JVC HA-FXH30 측정값' 보러가기


그래프를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이 이어폰은 V자형태의 성향을 가지고있다. V자 이퀄에대해 설명해보자면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성향으로 소위 K-Pop이라 불리는 장르의 대다수의 음악이 이 V자 형태의 성향에 잘 어울린다. 저음과 고음이 살아나고 상대적으로 중음이 물러나있는 형태다. 실제로 2주일간 사용해본 결과 FXH30은 그래프와 같이 풍부한 중저음과 단단한 초저음과 더불어 매끄럽고 부드러운 고음을 가지고있었다.


하지만 이런 성향만 가지고 가성비가 좋다고 불리기는 어려울것이다. 이 제품의 강점은 해상력, 그리고 밀도감에 있다. 저가격대에서 보기 힘든 쫀쫀하고 꽉찬느낌의 소리는 내가 가지고있는 AKG사의 K430헤드폰보다도 훨씬 나았다. 비교가 잘못되었다고 생각 할 수도있지만 이 제품군은 오래전부터 가성비 좋기로 소문났던 훌륭한 밸런스를 가진 헤드폰이다.


조금더 자세히 풀어보자면, 첼로 현의 미세한 울림마저 쫀쫀하게 잘 잡아주는 초저음 + 부드럽게 울려퍼지는 중저음의 이름모를 현악소리와 쏘지는 않지만 쫀득쫀득하고 깨끗하게 들리는 바이올린소리를 잘 표현한다. 거기에 미세하게 들려오는 작은 소리까지 놓치지않고 들려준다. 그렇다고해서 대편성 클래식에 어울리는 소리는 아닌것이 유닛이 가깝게 위치하다 보니 공간감에서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점, 상대적으로 중음역과 고음역이 공간상에서 뒤로 밀려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치찰음이 조금 있다는 점도 있다.







" 어떤음악이 좋을까? "


나는 음악의 장르를 가리지않는다.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어쿠스틱이나 현악중심의 뉴에이지, 클래식, 그리고 저음위주의 무거운 영화 OST정도? 아마 처음사고 일주일동안은 위의 장르 위주로 들었을 것이다. 약 2주간의 청취결과 FXH30으로 듣기좋은 장르를 어느정도 정의해볼 수 있었다.



저음위주의 OST : Hans Zimmer, Michael Giacchino의 작품이나 게임 Halo시리즈의 OST등

현 최고의 영화음악가인 한스지머의 곡들과 매우 매칭이 좋다. 초저음부터 이어지는 수많은 저음들을 밀도감있고 웅장하게 잘 표현해주며 세세한 악기의 소리를 하나하나 놓치지않고 표현한다. 중음의 현악표현이 조금 먼 느낌이 오히려 공간감으로 다가온다. 헤일로의 스코어 음악역시 마찬가지로 다양한 악기들의 울림을 놓치지않고 웅장하게 잘 표현하여 특유의 박진감을 잘 살려준다. 높은 해상력은 수많은 악기를 사용하는 해당 장르의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 더할 나위가 없다.



비트감있는 락/메탈 장르 : Linkin Park, Skillet, Muse등의 비트감있는 락/메탈 장르

이 이어폰의 가장 강한장르가 바로 이 장르가 아닐까 한다. 저음의 응답이 빠르고 단단하다. 거기에 체스터의 샤우팅이 시원스럽게 귓가에 꽂힌다. 뮤즈의 독특하고 그루브한 비트가 재미있게 다가오며 스킬렛의 무겁고 강력한 드럼소리가 내 심장을 때린다(?). JVC사가 메탈을 염두하고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힙합과의 매칭도 좋다.






" 클래식이나 보컬은..."


FXH30은 중음이 상대적으로 작고 멀리있다. 이말인 즉슨 바이올린등의 중음대의 현악이 저음에비해 약하다는 말이다. 거기에 유닛 구조상 대편성된 클래식의 공간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첼로등의 저음위주의 클래식 음악은 좋게 표현하지만 앞서말한 중음 위주의 곡들을 듣는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감동이 덜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보컬표현, 특히 여성보컬 같은경우는 무언가 가림막이 쳐져있는 듯한 인상이 들었다. 고음은 선명하고 쫀득하지만 가슴을 후벼팔 정도는 아니다. 중고음 위주의 음악을 위한 이어폰은 아닌것이다. 반대로 김동률씨 같은 중저음위주의 남성보컬은 멀지만 잘 표현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있기때문에 가볍고 경쾌한 음악의 표현에서도 부족함이 보여진다. 선명하게 들리지만 곡 특성상의 발랄함이 조금 떨어져 들린다고나 할까? 단점이라기 보단 성향의 문제로 보여진다.





청음에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성향에 해당되는 영역이므로 구매전에 꼭 청음을 해보길 권한다

결론을 내려보자. 강한 V자성향의 이어폰으로 거의 모든 음의 표현에있어 밀도감있고 쫀득하며 해상력이 좋아 소리를 명확하게 잘 들려주는 이어폰이라고 할까? 가성비 끝판왕이라는게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가격에 이정도 소리를 접하는건 쉬운게 아니니까. 맑고 경쾌한 소리를 원한다면 이어폰은 구매하지 않는것이 좋겠다. 하지만 V자성향의 이어폰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웅장하고 훌륭한 소리품질의 중저음성향 이어폰을 원한다면, 그런데 주머니사정이 조금 어렵다면 이 이어폰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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